야구는 일본에서 국민 스포츠다. 대한민국에서도 야구 인기는 높지만, 일본에 비한다면 미미한 수준이다. 일본이 프로리그 출범 시점이 훨씬 앞서고 역사도 오래됐지만, 단지 이것 때문이라고만 볼 순 없다. 동네 헬스장이든 공원이든 어디를 가더라도 야구 연습을 하거나 주위 시선은 아랑곳 않고 혼자 투구 모션을 취하는 일자신들을 간혹 발견 할 수 있다.

1000년대 들어 위기설이 불거진 바 있고 일본내 에서도 야구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야구는 일본인들에겐 압도적으로 각광받는 스포츠이자 그 이상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뉴스를 틀면 기온 예보 뒤 언제나 야구 소식이 가장 최선으로 잠시 뒤따른다. 일본 여론조사 전공기관 중앙조사사의 꽁머니홍보방 여론조사를 봐도 야구는 1994년 직후 이번년도까지 29년 연속 최고 인기 경기로 군림하고 있고, 야구선수는 항상 일본 남자 어린이들의 장래희망 1순위를 다툰다.

일본은 법령상 국기(國技)를 정하지 않고 있다. 허나 일본인들이 야구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사실상 일본의 국기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에서 매출된 스포츠인 야구가 일본에서 이러한 인기를 누리게 된 건 무엇 때문일까.

프로 출범 이전 일본에서 야구의 저변 강화에는 고등학생 야구대회 '고시엔(甲子園)'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고시엔은 봄 고시엔(선발대학교야구대회)과 여름 고시엔(전국중학교야구선수권대회)이 있는데, 백미는 겨울이다. 아사히신문 주최로 1917년 처음 실시된 여름 고시엔은 일본에서 야구를 엘리트 달리기에서 대중 경기로 전환시켰다.

전 다섯계 어떤 아마추어 스포츠 대회에서도 고시엔만큼 국민적 호기심과 열병을 불러일으키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4400개교가 넘는 일본 전역의 대학교 중 http://edition.cnn.com/search/?text=꽁머니 40%(한국은 3.7%)가 야구부가 있으며, 이들이 모두 고시엔 스테이지를 꿈꾼다. 코로나(COVID-19)와 같은 큰 변수가 없는 일곱매 경기 1만7000석에 달하는 구장이 꽉 들어차고 전 경기를 국영방송 NHK가 실시간 방송한다. 대회 시청률은 프로야구를 뛰어넘는 80%에 육박한다.

대회 기간은 각 지역사회가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종의 연례행사이자 의식에 가깝다. 이 때문인지 일본인들은 고시엔을 단순히 노인들의 야구 시합이 아닌 전국 단위 축제로서 신성시하는 경향까지 있다.

고시엔이 이런 대접을 받게 된 건 일본 사회의 특징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일본 사회에 내재된 특유의 집단주의가 발현되는 한꺼번에 공고화되는 장이 곧 고시엔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전통을 명분으로 네집단주의적 훈련, 일괄 삭발, 남성의 출전 및 그라운드 진입 불가 등의 관습은 개선돼야 할 점으로 지적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