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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가지 크몽에서 일하는 비밀스럽고 재미있는 사람들

나는 미술학원을 다녀 본 적이 없다. 사진을 그릴 때 특이한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테블릿 앱을 켜고 엄지손가락으로 그리는 게 전부다. 테블릿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와 같은 조건이다.

사진은 중학생 때부터 일괄되게 그렸다. 이때부터 여태까지 사진 실력은 어떤 방식으로 변했을까. 똑같은 지금세대들을 그린 그림들을 찾아봤다. 헝가리 출신 모델 바바라 팔빈이 있습니다. 팔빈은 아마 그대로였을 텐데, 내 그림 속 팔빈은 변했다. 변한 건 내 사진 실력일테다.

어렸을 적부터 내 그림을 본 부모님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아빠는 엄청나게 감탄하면서 주변 학생들에게 프리랜서 마켓 침이 마르도록 내 사진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search/?query=프리랜서 자랑을 하셨다. 고맙긴 한데, 미술 전공자에게까지 자랑할 때는 좀 머쓱하기도 하였다. 때문에 나를 아는 청년들은 모두 내가 그림도 그린다는 걸 안다.

처음부터 잘 그렸을 리 없지만, 아빠의 칭찬 덕분에 나는 진짜 내가 사진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 믿었다. 팔빈을 첫 번째, 두 번째 그렸을 때까지 그랬다. 난 사진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는 환상 속에 있었다. 하지만 세 번째 그렸을 때, 그 때 비로소 내 사진 실력을 의심해보기 시행했다. 더 노력해야겠구나, 더 연습이 필요하구나, 생각하였다. 아마 앞으로 네 번째 팔빈 얼굴을 그리고나면, 한 번 더 그 사실을 깨달으리라는 걸, 지금은 넉넉하게 알고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도 유사한 과정을 거친다. 처음으로 연주했을 때 큰 만족을 얻는다 한들 두 번째 연주 뒤엔 아쉬움만 쌓인다. 그렇게 몇 번의 아쉬움을 겪고나야 그나마 뭔가 이뤄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괄되게 무대에 올라야 한다.

올해 1월 신년음악회에서 선우예권 오빠와 라벨의 '라 발스(La valse)'를 연주했을 때의 일이다. 응원 와주신 월간 '객석'의 김기태 대표님께서 '우리 잡지의 ‘아티스트 에세이’ 코너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석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다른 젊은 음악가들의 단편 소설을 보고 필자 모습을 내가 그려보라는 제안이었다.

나의 대답은 당연히 '네'였다. 그 때만 해도 그게 얼마나 어려운 책임이 이후 따르는 일이해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저 재미있겠다, 흥미롭겠다,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런 마음이 더 강하였다. 솔직히 근래에 내 그림 실력을 마음하면 사양하는게 맞다 싶지만, 그 때 그 결정은 내 사진 실력을 더 키우기로 마음먹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언제부터인가 내 이름 앞에는 ‘피아니스트’란 말이 꼭 따라 붙는다. 근래에 당신이 피아노 앞에 앉아 악보를 보며 연습한다면, 저것만으로도 당신은 피아니스트다.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아직은 실력이 부족해서, 동일한 이유로 본인 없다고 가르키는 사람이 있습니다면, 나는 피아니스트이지만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안다. 내 사진은 지금도 많이 부족하고 더 크게 고쳐져야 한다. 그러나 그런 나도 사진을 그린다. 첫 발을 내딛지 않으면 시작조차 불가능하다. 첫 발을 내디뎌야 내 가능성을 가늠해 볼 기회라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무턱대고 나서란 얘기가 아니다. '예'라고 대답했다면, 저기에 걸맞는,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선호하는 영화 '반지의 제왕' 가운데 '왕의 귀환'편을 읽어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간의 용기가 무너질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그게 오늘은 아니다.' 꿈꾸는 것을 이루지 못할 수 있다. 허나 오늘은 아니다. 노력할 대비가 되어 있다면, 당신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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