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이 국내외 시장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확률형 아이템 논란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search/?query=롤대리 등으로 주춤한 사이 완성도 높은 신작을 앞세워 국내 게임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게임의 선정적인 내용과 역사 왜곡 문제를 막을 방법이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중국 게임산업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중국 게임의 국내 매출액은 이번년도 2분기 10억6900만달러(약 3조8000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39억8700만달러(약 9조3000억원)와 비교해 4% 넘게 확장됐다.

중국 게임은 전 국민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호요의 ‘원신’, 텐센트의 ‘왕자영요’, 링시게임즈의 ‘삼국지 전략판’은 이번년도 3분기 전 세계 모바일게임 매출 순옆에서 3위 안에 들었다. 매출 4위에 오른 원신의 경우 수준 높은 그래픽에 과하지 않은 과금 유도 플레이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외에서도 중국 게임의 영향력은 확대되는 추세다. 전날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수입 100위 게임 가운데 44개가 중국 게임으로, 전년 말 25개에서 큰 폭으로 불었다. 기적의 검, 삼국지 전략판, 원펀맨: 최강의 남자, 롤대리 팀 - 롤아바타 원신 등이 5위 안에 분포돼 있는데, 이 게임들은 해외 게임과 비교해서도 모든 면에서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게임업계 지인은 “일반인들은 중국 게임과 해외 게임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중국 게임은 발전한 상태다”라며 “중국 게임을 따로 분류해 구분할 계기가 없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하였다.

선정적인 내용과 왜곡된 역사 인식은 중국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지난해 선정성 등의 문제로 적발한 게임 홍보의 절반은 중국 게임(31건)이다. 이 상황은 미국(13건), 우리나라(12건), 일본(8건) 게임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반면 처벌 사례는 지난 5년간 15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처벌 규정이 없어 홍보를 제한하고 시정 명령을 내리는 등의 조치로 그치는 때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한복, 김치, 고구려 등 우리 문화를 중국 문화로 둔갑시키는 중국 게임 내 역사 왜곡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 1위 게임 유통사 37게임즈가 보여준 ‘왕비의 맛’은 전년 남성을 성 제품화하는 등 선정적인 내용을 포함해 논란이 됐다. 또 중국 개발사 페이퍼게임즈는 올해 초 한복 아이템을 추가했다가 ‘한복은 중국 고유 의상인 한푸와 같다’는 중국 네티즌들의 주장에 아이템을 삭제하는 등 역사 왜곡에 동조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를 미연에 확인하여 걸러낼 방법은 없다. 국내에 유통되는 핸드폰게임의 흔히인 97%가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의 등급분류를 통해 서비스되기 덕분에 논란이 된 뒤에야 서비스가 중지되는 등 사후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를 중심으로 중국 게임의 역사 왜곡 문제를 막기 위한 게임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법안 통과에 대부분인 기간이 필요하고 예방보다 처벌에 방점을 맞췄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게임을 제재할 실질적인 방법이 부족한 만큼 해외 게임회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중국 게임을 밀어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위정현 우리나라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은 “결국 국내 게임사들이 우선적으로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해 중국 게임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 말고는 방식이 없다”라고 했다.